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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 드라마 [환상의 커플]

큰손언니 발행일 : 2023-02-11

 

출처 MBC

1. 환상의 커플 소개

출연 : 오지호, 한예슬, 김성민, 박한별

크리에이터 : 김상호

극본 : 홍정은, 홍미란

원작 : 할리우드 코미디영화 게리 마샬감독의 '환상의 커플' 원제 Overboard

관람등급 : 15+ 15세 관람가

장르 : 로맨틱 코미디

스트리밍 : WAVVE

러닝타임 : 60분

회차 : 16부작

시리즈특징 : 진부하고 식상한 소재를 독특한 캐릭터와 발칙한 연출로 무장한 기억담보 노동착취극

줄거리 :  형님의 아들 셋을 혼자 키우며 공업사를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사장 장철수가  악연의 부자유부녀 안나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사랑과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찾는다는 이야기

 

2. 인물 분석

안나 조에서 나상실로 행복을 찾는 역을 한예슬이 멋들어지게 연기했다.  엄청난 재산이 있지만 주변사람들로부터 상처가 많아 외롭고 까칠한 유부녀에서 우연한 사고로 기억을 잃고 좀 모지라지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고 행복을 찾아간다. 기억을 되찾으며 장철수를 위해 떠나기로 마음먹지만 사랑만 있으면 재산 따위 아무 의미 없다고  철없는 선택을 하는 세상물정 모르는 백설공주역이다.

장철수는 생활력이 강하다고 해야 하나? 조카 셋을 행복하게 키우려면 어쩔 수 없나?  돈에 심하게 집착하는 마초이다. 장철수역에 배우 오지호가 찰떡같이 해냈다. 서구적인 얼굴로 큰 눈을 번뜩이며 고래고래 소리 지를 땐  무식한 아저씨인데

식스팩을 보여주며 화난 클라이언트를 놀래게 하기도 하고 비굴하기도 하고 융통성 너무 있는 사장으로 연기한다. 그러다가 나상실을 통해서 돈을 더 벌려다가 정이 들어버린 장철수는 정 많고 이해심 많은 따듯한 남자가 된다. '찾아갈 건데? 네가 어디 있든 얼마나 멀리 있든 내가 너 찾으러 갈 거다라고' 말할 땐 세상모든 여자가 감동했을 것이다.

빌리는 능력 있고 직원들에게 인정받는  리조트사장인데 안나에게만 쩔쩔맨다. 빌리역엔 김성한이 특유의 억울한 표정으로 잘 어울리게 연기했다. '소중한 거 찾으러 왔었다는 거 기억해 주세요.'라는 대사는 이 남자의 소심함과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애절했다. 그 소중 한 것이 있는 곳을 알고 있으면서 바로 찾아오질 않고 그냥 두고 온다. 그녀의 선택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지도 못한다. 악녀에게 끌리는 그의 DNA는 마지막 장면에서 또 새로운 성질 나쁜 여자와의 인연을 살짝 보여준다. 그냥 남자의 팔자인 거다.

이 드라마에 최고의 씬스틸러는 이강자! 배우 정수영이다. 동네에서 머리에 꽃 꽂고 다니며 봄날에 눈이 오길 기다리는 나상실의 동네 친구이다. 순간순간 돌발행동과 돌직구 발언으로 여러 사람 정신 차리게 해주는 꼭 필요한 인물이다. '누굴 바보로 아나, 눈은 덕구오빠가 오게 하는 거거에 요.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말할 때는 눈이 진짜 오겠구나, 소원이 이루어지겠구나 하고 보는 사람도 빌게 된다. 

3. 총평

영화나 드라마, 소설 주인공 중에 10명 중 3명은 걸린다는 그 흔하디 흔한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잘생겼지만 뻔뻔한 마초와 천하천상 유아독존 오만한 귀부인이 만나 가족의 의미와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아름다운 드라마이다.

나의 개인적인 평가로 홍자매의 인생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2006년 작품이라 화면은 좀 촌스럽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전혀 촌스럽지 않다. 2006년에 MBC에서 상을 4개나 휩쓸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올해의 드라마상, 여자배우우수상, 베스트커플상, 남녀인기상을 모두 차지했다. 역시 개성은 시대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드라마의 개연성은 중간중간 떨어지지만 내용을 너무 깊이 파고들지 말고 가볍게 보길 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로맨틱 코미디의 명작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드라마는 아주 유명한 명대사가 있다.  안나의 '꼬락서니 하고는~'이다. 여자 주인공 안나의 설정이 미국에서 할머니손에 자라 한국말을 배운 말투가 나이보다 고압적이고 시건방지다. 그녀의 반쯤 내리까는 눈매와 삐딱한 포즈가 있어야 이 말투가 살아난다. 그리고 회차별로도 잔잔한 감동이 있는 명대사가 하나씩 꼭 나온다. 작가의 의도를 배우가 아주 잘 표현했다.

'성격 못돼서 손 차갑다고 핀잔주면 네가 착하고 손 따듯하니까 네 손 잡으면 되지 뭐' 하는 장면도 사랑스럽다. 기죽은 조카들에게 '이봐, 어린이 정당한 비판에 화내거나 기죽으면 발전할 수 없어.' 단호히 말하는 장면이나 늦게까지 안 자는 조카들에게 '어린이들 잠을 자야 키가 커, 평생 그렇게 짧은 채로 살고 싶으면 계속 떠들어'하는 장면도 아주 재미있다. 조카들과 특히 캐미가 좋은데 ' 아줌마! 나 줄넘기 만점 받았어요!' 하는데 '그래, 너도 밥값은 하는구나. 어린이는 어른을 기쁘게 해 주는 게 밥값 하는 거야.'라고 말하는데 동감하는 어른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안나는 배우 한예슬의 인생 최고의 히트작이다. 그만큼 잘 어울리고 표현을 잘했다.  

원작이 있어도 독특한 드라마 연출 또한 아주 재미있어서 시간이 많이 흘러도 여러 전문가들에게 추천되는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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