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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웅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큰손언니 발행일 : 2023-02-24

출처 : 구글이미지

1. 미스터 션샤인 소개

출연 :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변요한, 김민정 外

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

관람등급 : 15+ 15세 이상관람가

장르 : 시대물, 로맨스

스트리밍 : NETFLIX

러닝타임 : 70분

회차 : 24회

시리즈특징 : 미국, 일본, 한국이 엮인 역사, 무명의 의병, 항일투쟁사, 시대가 만들어낸 아픈 연애사

줄거리 : 노비출신의 한 소년이 주인의 학대로 부모를 잃고  1871년 신미양요 때 미군함에 승선해 미국에서 어렵게 혼자 성장해 미국 군인 신분이 된다. 조선으로 발령받아 주둔하며 이 나라에 벌어지는 사건과 사랑의 이야기

2. 인물분석

유진초이(이병헌)는 미합중국 해병대 대위이다. 모양새는 검은 머리 조선인이나 내면은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지켜주지 않은 조선에 대한 악감정이 크다. 발령은 받고 왔지만 조선에서는 아무것도 개입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첫인상은 건조하고 냉소적이나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는 무한애정으로 끝까지 책임진다. 조선의 노비출신으로 태어나 미국의 장교로 미국인으로 조선에 돌아와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인물이다. 고애신에게 '주목받지 마시오, 미군의 총은 양반, 상놈 안 가리니까, 민주적이라'는 대사는 유진초이의 캐릭터를 말해준다. 그리고 그는 고애신을 위해, 조선을 위해 희생하면서도 끝까지 자신은 미국인이라고 밝힌다.

고애신(김태리)은 조선의 명문가집안의 딸이다. 그녀의 부모도 독립운동가로 그 DNA의 영향으로 대의가 분명하고 뚜렷한 사명감과 목적의식이 있는 여성이다. 더 이상 독립운동으로 자식을 잃을 수 없는 할아버지의 울타리 안아서 보호받으며 곱게 자란 조선의 여인이다. 명성 높은 명문가 딸의 도도함과 자존심도 있다. 신분이 낮은 장포수를 스승으로 모시는 시대를 앞서가는 인성도 있다. 총명하고 발랄하면서도 자신 주변사람들을 따듯하게 배려하는 인간미 있는 여인이다. 한복을 곱게 입고 가마 속에 있는 고애신과 여기저기 건물 위를 날듯이 뛰어다니며 장총을 쏘는 고애신이 같은 인물이다. 망국의 길어 들어선 조선을 조선에서 큰소리도 못 내는 여인의 몸으로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을 위해 노력한다. 유진초이와 함께 미국인의 부인으로 편하게 살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대의를 위해 눈물의 이별을 하는 강한 여자이다.

구동매(유연석)는 무신회 한성 지부장이다. 태어나보니 조선의 백정으로 사람대접도 못 받는 천민이었다. 어린 고애신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0살 나이에 칼을 잡는다. 급소만 노리는 깔끔한 칼솜씨로 낭인으로 인정받아 자신의 삶을 바꾼다. 사람에게 의미를 두지 않고 목적 없이 의뢰인의 요구대로 움직이는 능력 있는 냉혹한 무신회의 리더이다. 자신에게 고애신의 의미가 커질수록 새치기한 거 같은 미국 놈도 거슬리고 재력가 정혼자에게도 질투가 난다. 또 자신도 사람다운 일을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고애신의 뒤에서 늘 보호하고 지켜준다.  쿠도히나와  속 깊은 대화를 하는 동무이다. 그녀 앞에서만 유일하게 말장난도 치는 말투가 되고 목소리톤도 편하고 부드럽다.  굴곡진 험난한 시대를 살면서 동무에서 연인의 마음임을 쿠도히나가 죽을 때 깨닫는다.  

김희성(변요한)은 재력가집안의 귀한 자손으로 고애신의 정혼자이다. 시국과 집안의 횡포에도 그냥 흘러가듯 살아가는 방관자였으나 고애신을 만나고 변화한다. 전형적인 자유분방한 모던보이 부잣집 도련님, 얇고 희고 말랑한 약골의 사내여서 고신애에게 차인다. 하지만 그녀에게 반해 그녀의 의병활동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소극적으로 돕게 된다. 나중에는 나라의 중요성을 깨닫고 신문사까지 차려 적극적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지식인으로 변모한다. 

쿠도히나(김민정)는 호텔'글로리'의 사장이다. 경영에 뛰어나고 일본어, 영어, 불어도 유창하고 총명한 신여성상으로 나온다. 그녀가 담배를 피우면서 유진초이, 구동메, 김희성을 '바보, 쪼다, 등신'이라고 평가하는 장면이 있다. 고애신을 물어버릴까? 하면서 질투하는 장면인데 그녀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 인상적이다. 그녀는 친일파 아버지 때문에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이양화'라는 조선인이름도 잃었다. 어린 나이에 팔리듯 일본으로 시집가서 학대받으면서 호텔경영을 배웠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으로 보이지만 왕의 일도 돕고 고애신과 목숨 걸고 거사도 함께하는 동지로 발전한다. 구동매를 여인의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생의 마지막 순간을 같이하며 숨을 거둔다.

3. 총평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 속에 더 아픈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못난 조국에서 버림받은 영혼들이 타국에서 고생해 인생을 개척하고 아픔만 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이 나라에서는 못 이루는 교육과 사회적 지위를 다른 나라에서 이루고 복수라도 하는 듯이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면서 돌아온다. 그들은 무엇을 위한 희생이었을까? 그들의 사명감은 무엇이었을까? 내 나라라는 충성심인가? 내 사람을 지키는 위한 사랑의 책임감인가? 나는 그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고 있고 있는가? 내가 그들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것을 잘 지키며 사는 후손인가? 지금 이 세상이 그들이 원하는 세상인가?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한테 많은 의문이 드는 작품이다. 드라마의 내용은 생각이 많아지고 반성이 깊어진다.

작품성으로 감히 평가하자면 화면톤부터 배경음악, 세트장 모두 완벽했다. 장면 하나하나는 전부 낭만적이고 배경음악은 아름답고 이야기는 가슴 아프다. 배우들의 캐릭터도 말투며 손짓이며 걸음걸이까지 대사 한마디한마디 모두 작품이다. 마지막까지 키스신한번 나오지 않았지만 그 어느 드라마보다 로맨틱하고 애절한 로맨스가 있다. 구동매와 쿠도히나의 필사적인 인생은 상처와 아픔으로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유진초이는 인생 자체가 처참하다. 그들이 우리의 역사라는 게 슬프고 마음 아프다. 극 중에 유진초이의 대사 중에 '그대가 구하고자 하는 조선은 백정도 노비도 살아갈 수 있는 곳이요?'라는 질문이 있다. 왜 구동매와 유진초이가 자신을 버린 국가에서 고애신의 신념과 조직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조선은 한심하게 묘사되었다. 침략자인 일본제국에 휘둘리는 조선, 국민은 버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파는 기득권, 전근대적인 사회구조, 구시대적인 신분구조에 사로잡혀있다. 이런 조선에서 하인과 천민은 울분과 배신감이 있고 억압에서 자유로왔던 양반이나 상인은 마음에 짐과 족쇄가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가 분명해지면서 이름 없는 이들의 희생이 이어지고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고애신은 힘은 없지만 바뀔 가능성 있는 '조선'을 의미해서 많은 등장인물들이 보호하려고 애쓰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고의 시청률이 말해주듯이 국내외에서도 22개의 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항상 무슨 나라 관련 시즌이면 나오는 그런 애국 호국 드라마가 아니다. 독립운동가의 소재를 감동과 여운이 있는 영상미 연출로 시즌에 상관없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이름 없는 호국 영웅들에게 고개 숙여 가슴 깊숙이 존경과 감사를 전하고 싶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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